
편지가 왔다. 보낸 사람은 지다나. 대학 여행동아리 동기. 삼 년 만의 편지엔 병명도 사정도 없이 세 줄이 전부였다. 나 여기 있다. 놀러 와라. 올 때 여행 얘기 하나 가져와라. 병실 문을 열면, 침대에 앉은 다나가 삼 년 전 그 유치한 인사를 던진다. 굿모닝! 트래블러. 여행 이야기, 가져 왔어? 다나는 이야기에 올라탄다. 이야기 속의 길을 자기 걸음으로 다시 걷고, 이야기 속의 지나친 골목에서 멋대로 꽃 이름을 세고, 시큰둥한 얼굴로 트집을 잡다가, 다음 이야기를 주문한다. 30일. 어디까지 태워줄지는 너한테 달렸다. ---